프롬프트 작성법을 또 검색하고 있다면
"챗GPT 프롬프트 작성법"을 검색해본 적 있으신가요.
꽤 많은 분이 그렇습니다. 요즘 네이버에서 이 말을 찾는 사람이 "AI 에이전트"를 찾는 사람의 두 배쯤 됩니다. 그만큼 다들 비슷한 데서 막혀 있다는 뜻이겠죠.
검색하면 팁이 쏟아집니다. 역할을 정해줘라, 구체적으로 써라, 예시를 하나 넣어줘라, 원하는 형식을 미리 말해라. 다 맞는 말입니다. 실제로 그렇게 하면 답이 나아집니다.
그런데 한번 이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으신가요.
왜 매번 해야 하지?
어제 했던 말을 오늘 또
어제 보고서 초안을 부탁했다고 해봅시다. 우리 팀이 뭐 하는 곳이고, 보고 받는 사람이 누구고, 말투는 어때야 하고, 길이는 어느 정도고. 한참 설명해서 괜찮은 결과를 얻었습니다.
오늘 비슷한 걸 부탁하려고 새 대화를 엽니다. 그리고 똑같은 설명을 다시 씁니다.
익숙한 장면일 겁니다. 어떤 분들은 아예 자기 소개 문단을 메모장에 저장해두고 매번 붙여넣습니다. 프롬프트 템플릿을 모아둔 파일을 만들기도 하고요.
여기서 짚고 싶은 건 이겁니다. 그건 요령이지, 해결이 아닙니다.
사람하고 일할 때는 이러지 않습니다. 새로 온 동료에게 처음엔 이것저것 설명하지만, 두 번째부터는 "지난번 그거처럼 해주세요" 한마디면 됩니다. 세 번째부터는 그마저도 필요 없고요.
AI한테는 왜 안 될까요.
대화창을 닫으면 사라지는 이유
지금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대화 하나가 세상의 전부입니다.
그 창 안에서는 앞에 한 말을 기억합니다. 하지만 창을 닫으면 끝입니다. 새 창은 완전히 새 사람입니다. 어제의 나를 모릅니다.
요즘은 "기억" 기능이 붙은 서비스도 있습니다. 다만 대개는 그 회사 서비스 안에서만 유효합니다. 다른 AI로 옮기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. 더 나은 모델이 나와도 갈아타기가 망설여지는 이유가 이겁니다. 쌓아둔 게 아까우니까요.
그래서 사람들은 프롬프트를 잘 쓰는 쪽으로 노력합니다. 매번 설명해야 하는 상황은 바꿀 수 없다고 여기고,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.
"AI 에이전트"라는 말이 나온 배경
요즘 자주 보이는 이 말이 사실 그 지점에서 나왔습니다.
챗봇은 묻는 대로 답하는 것이 일입니다. 매번 새로 시작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.
에이전트는 일을 맡기는 대상입니다. 맡기려면 상대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. 매번 자기소개부터 해야 하는 상대에게는 일을 못 맡깁니다.
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는데, 실제 차이는 이런 데서 납니다. 그저께 부탁한 걸 오늘 이어서 할 수 있느냐. 내가 어떤 방식을 싫어하는지 기억하느냐. 지난달에 한 얘기를 물었을 때 찾아볼 수 있느냐.
이게 되면 프롬프트는 짧아집니다.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지니까요.
그래도 프롬프트는 필요합니다
오해를 살까 봐 덧붙이면, 프롬프트 잘 쓰는 게 쓸모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.
기억하는 상대에게도 처음 시키는 일은 설명해야 합니다. 처음 만난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과, 오래 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의 차이일 뿐입니다. 후자가 훨씬 짧고 편하죠.
그리고 기억한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. 잘못 기억하면 그게 더 성가십니다. 예전에 지나가듯 한 말을 계속 붙들고 있거나, 바뀐 사정을 모른 채 옛날 기준으로 답하거나. 기억이 쌓일수록 틀린 기억을 고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집니다.
한 가지만 확인해보시면
지금 쓰시는 AI가 있다면 이렇게 해보십시오.
대화창을 완전히 닫고, 한참 뒤에 새 창을 열어서 물어보는 겁니다. "내가 저번에 말한 그거 뭐였지?"
답하면 기억이 남는 서비스입니다. 못 하면 매번 새로 시작하는 쪽이고요. 그 차이를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은 꽤 다릅니다.
프롬프트 작성법을 익히는 건 여전히 도움이 됩니다. 다만 그걸 매번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건 아니라는 것, 그건 알아두셔도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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